본문 바로가기
Investment/Scrap

2040년대 한국 잠재성장률 0%대 전망과 구조개혁의 시급성

by SSSCP 2025. 5. 10.
반응형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발표한 '잠재성장률 전망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는 한국 경제의 미래에 대한 심각한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2040년대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0%대로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은 한국 경제가 직면한 구조적 위기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이고 근본적인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잠재성장률 하락 전망과 시나리오

기준 시나리오: 2040년대 0.1% 성장

KDI의 기준 시나리오에 따르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25년 1.8%에서 점진적으로 하락하여 2025~2030년 평균 1.5%, 2031~2040년 0.7%, 그리고 2041~2050년에는 0.1%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최근 10년 평균인 0.6%를 유지한다는 가정 하에 산출된 수치다.

주목할 점은 이 전망이 3년 전인 2022년 KDI가 제시했던 예측보다 더 비관적이라는 사실이다. 당시 KDI는 2030년대 잠재성장률을 1.3%, 2040년대를 0.7%로 예상했지만, 이번 발표에서는 각각 0.7%와 0.1%로 크게 하향 조정했다. 또한 한국은행이 전망한 2040년대 초반 0.7%, 중후반 0.6%보다도 훨씬 낮은 수치다.

비관적 시나리오: 2040년대 마이너스 성장

더욱 우려되는 것은 비관적 시나리오다. 통상갈등이 지속되고 경제 구조개혁이 지체되어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0.3%로 떨어지는 경우, 잠재성장률은 2030년대 0.4%, 2040년대에는 -0.3%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한국 경제가 구조적인 마이너스 성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경고로, 중립 시나리오에서도 2047년경에는 잠재성장률이 음수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낙관적 시나리오: AI 기술 발전으로 0.5% 성장

반면, 인공지능(AI) 기술 발전과 경제 구조개혁 등의 영향으로 생산성이 반등하는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0.9%로 높아져 2031~2040년 1.1%, 2041~2050년 0.5%의 잠재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역시 과거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기준 시나리오보다는 개선된 모습이다.

잠재성장률 하락의 주요 원인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와 노동력 감소

KDI가 지적한 잠재성장률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다.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2019년 3,763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반면, 고령인구(65세 이상) 비중은 2025년 20.3%에서 2050년에는 40.1%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인구구조 변화는 노동투입의 감소로 이어져 잠재성장률을 끌어내리는 핵심 요인이 된다. KDI 분석에 따르면 노동투입의 성장 기여도는 2030년 전후로 마이너스로 전환될 전망이다. 한국은행 강종구 국장의 연구에서도 "2023년 이후 지속해서 고령인구 비중은 높아지고 생산가능인구 비중은 하락할 것으로 전망돼 당분간 생산성을 저하시키는 방향으로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총요소생산성의 정체

고령화는 단순히 노동력의 양적 감소만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생산성 저하를 초래한다. 근로자의 평균 연령이 올라가면 초기에는 숙련도 향상으로 생산성이 높아질 수 있지만, 특정 시점을 지나면 인지능력과 적응력 저하로 생산성이 하락하게 된다.

한국은행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은 이미 2016년 이후부터 인구구조가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의 생산성을 낮추는 방향으로 영향을 주기 시작했으며, 이러한 하락세는 2030년대 중반까지 지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자본투입 증가세 둔화

노동투입 감소와 생산성 저하는 자본의 수익성을 낮추게 되어 자본투입 증가세도 둔화시키는 악순환을 가져온다. KDI의 김준형 동향총괄은 "노동 투입이 줄면서 자본의 수익성이 낮아지고 이에 따라 자본 투입 증가세도 둔화되는 악순환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경제적 영향과 전망

1인당 GDP 전망

KDI는 물가와 환율이 2024년 수준으로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 2050년 한국의 1인당 GDP를 다음과 같이 전망했다:

  • 기준 시나리오: 4만 8,000달러
  • 낙관적 시나리오: 5만 3,000달러
  • 비관적 시나리오: 4만 4,000달러

2024년 수준(3만 6,113달러)과 비교할 때, 증가율은 최대 42.6%, 최소 18.9%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향후 25년간 한국의 경제성장이 과거에 비해 크게 둔화됨을 의미한다.

재정적 영향

잠재성장률 하락은 국가 재정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KDI는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세입 기반이 약화하고 국가채무는 장기적으로 GDP를 초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국민연금, 기초연금 등 공적 연금이 정부 재정에 작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연금 체계 재설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구조개혁의 시급성과 정책적 대응방안

생산성 향상을 위한 경제 구조개혁

KDI는 잠재성장률 하락을 막기 위해 "경제 구조개혁을 통한 총요소 생산성 개선에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진입장벽 완화를 통해 생산성이 높은 혁신 기업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경쟁을 제한하는 규제를 개선해 생산성 향상의 유인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경제 규모가 한국의 15배인 미국의 잠재성장률(2.1%)이 한국보다 더 높은 이유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디지털 혁신에 기반한 신산업이 활발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시됐다. 이는 한국도 디지털 혁신을 통한 신산업 육성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노동력 감소 대응 전략

노동력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KDI는 다음과 같은 전략을 제시했다:

  • 일·가정 양립 환경 조성을 통한 여성 경제활동 참여 확대
  • 고령층 재고용 및 경제활동 촉진
  • 외국인 노동자 수용 확대를 통한 노동시장 개방

특히 중장년 근로자의 임금체계 개편과 직업 재교육을 통해 생산성 저하를 완화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근속 연수에 따른 연공급 임금체계는 근로의욕을 높이는 유인이 적고, 중장년층 채용을 막는 요인 중 하나"라며 "노동개혁을 통해 성과 중심의 직급제도를 정착시켜 연령과 무관하게 고용이 이뤄지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정정책 및 통화정책 재설계

KDI는 장기적 관점에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재설계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향후 성장세 둔화에 따른 실질 중립 금리 하락으로 향후 명목금리하한(zero lower bound)이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며 "기대인플레이션 안정을 위해 통화정책 체계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공적연금 등 고령화 관련 지출 구조를 재설계하고 경기부양의 반복을 지양해야 한다"며 재정정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론: 구조개혁의 시급성과 미래 과제

KDI의 이번 전망은 한국 경제가 과거와 같은 고성장 시대에서 벗어나 저성장, 나아가 제로성장 시대로 진입할 수 있다는 심각한 경고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연 5% 안팎이었던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0년 만에 2%로 반 토막 난 데 이어, 앞으로 15년 뒤에는 0%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은 한국 경제의 구조적 변화가 필요함을 강력히 시사한다.

IMF도 "현재 구조개혁에 나서지 않으면, 향후 5년간 저성장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잠재성장률 하락은 과도한 기업 규제와 높은 인건비 등 고비용·저효율의 경제 구조로 생산성이 떨어지는 가운데, 저출생·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규제 개혁과 신산업 육성, 기업 활동 장려 등의 정책적 노력을 통해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인구 구조 변화는 불가항력적 요인이지만, 경제 구조개혁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노동시장의 효율성을 제고한다면 잠재성장률 하락 속도를 늦추고 한국 경제의 활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이 바로 한국 경제의 미래를 위한 구조개혁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정부, 기업, 그리고 사회 전체가 협력하여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반응형